바닷바람 맞으며 18홀 돌고 나니 고기 생각이 간절했다
지난 주말 클럽72CC에서 라운드를 했다. 예전 스카이72라는 이름으로 더 익숙한 그 골프장이다. 인천공항 옆에 자리한 만큼 평지 위주의 탁 트인 코스가 매력인데, 문제는 그 탁 트인 만큼 바닷바람도 그대로 맞는다는 것이다. 그날따라 바람이 유독 세서 18홀을 다 돌고 나니 몸이 축 늘어졌다. 클럽하우스에서 대충 요기할까 하다가, 동반자 중 영종도 토박이인 형님이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가면 섭섭하다"며 차를 돌렸다. 도착한 곳은 운서동의 하늘정육식당. 골프백을 트렁크에 실은 채로 향한 그 집에서, 이번 라운드의 마지막 하이라이트를 만났다.

클럽72CC에서 차로 십 분, 운서역 근처 숨은 고깃집
하늘정육식당은 클럽72CC에서 차로 십 분 남짓, 운서역 2번 출구에서 도보로도 갈 수 있는 거리에 있다. 주소는 인천 중구 흰바위로92번길 69. 영종도라고 하면 대부분 공항이나 카지노, 을왕리 해변을 먼저 떠올리지만, 운서동 안쪽 골목에는 이렇게 현지인들이 진짜로 찾는 정육식당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 이 집도 그중 하나로, 라운드 마치고 허기진 골퍼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난 곳이라고 형님이 귀띔해줬다. 실제로 주차장에는 골프백을 실은 차량 몇 대가 이미 서 있었다.
가성비 소고기, 이 집의 진짜 무기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보니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이 집의 대표 메뉴는 꽃갈비살과 등심로스 숯불구이인데, 등심로스는 백 그램에 이천구백 원이라는 가격이 붙어 있었다. 요즘 웬만한 삼겹살집보다도 저렴한 소고기 가격에 다들 눈이 휘둥그레졌다. 라운드로 지친 몸에 이 가격으로 부담 없이 소고기를 먹을 수 있다는 게 이 집의 진짓한 무기였다. 숯불에 구워 나오는 등심은 마블링이 적당히 섞여 있으면서도 질기지 않았고, 꽃갈비살은 씹을수록 고소한 육즙이 배어 나왔다. 넷이서 이것저것 시켰는데도 인당 이만 원 안팎으로 배부르게 먹을 수 있었다.
숯불 향과 반찬, 디테일에서 드러나는 내공
이 집이 단순히 싼 맛에 가는 곳은 아니었다. 라운드 후 허기진 상태에서 먹는 한 끼가 이렇게까지 만족스러울 수 있다는 걸, 이날 새삼 실감했다. 좋은 골프장에 좋은 맛집까지 더해지면, 그날의 라운드는 스코어와 상관없이 성공한 하루가 된다. 직화 숯불로 구워내는 방식이라 고기에 은은한 훈연 향이 배어 있었고, 곁들여 나온 파채와 겉절이도 자극적이지 않고 깔끔한 맛이었다. 특히 된장찌개가 인상적이었는데, 고기를 다 먹은 뒤 마무리로 나오는 이 찌개 하나만으로도 재방문할 이유가 충분해 보였다. 방송에도 소개된 적이 있다는 형님의 말을 듣고 나니, 이 동네에서 나름 알려진 맛집이라는 게 이해가 됐다.
라운드 후 식사, 이렇게 이어가면 하루가 완성된다
돌이켜보면 골프 라운드의 마무리는 스코어보다 그날의 마지막 기억이 좌우하는 것 같다. 아무리 스코어가 좋아도 배고픈 채로 흩어지면 아쉬움이 남고, 스코어가 별로였어도 맛있는 한 끼로 마무리하면 그날 라운드 전체가 좋은 기억으로 남는다. 클럽72CC처럼 공항 근처 골프장은 특성상 라운드 후 바로 흩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처럼 십 분만 시간을 내면 이런 로컬 맛집을 만날 수 있다는 걸 이번에 제대로 배웠다.
영종도 골프 여행을 계획한다면
혹시 클럽72CC나 인천 근처 골프장에서 라운드를 계획하고 계신 분이 있다면, 하늘정육식당을 후반 아홉 홀 즈음부터 마음에 담아두시길 추천한다. 영업시간은 오전 열한 시부터 밤 열 시 반까지이니 늦은 라운드를 마쳐도 여유 있게 갈 수 있다. 다만 인기가 있는 만큼 저녁 시간대에는 대기가 있을 수 있으니, 라운드 마치기 전에 미리 전화로 자리를 확인해두는 게 좋다. 예약 문의는 032-751-9294로 가능하고, 월요일은 정기 휴무이니 이 점도 참고하면 헛걸음을 피할 수 있다. 골프와 로컬 맛집을 함께 즐기는 이런 하루가 쌓이면, 그 골프장은 단순히 스코어를 기록하는 곳이 아니라 좋은 기억이 쌓이는 장소로 남는다. 다음 라운드 계획을 세울 때, 코스 정보만큼이나 근처 맛집 정보도 함께 찾아보시길 추천한다. 앞으로도 라운드를 다니며 발견한 골프장 근처 맛집들을 하나씩 소개해드릴 예정이니, 다음 편도 기대해주시면 좋겠다. 바닷바람 맞으며 친 골프의 마지막 페이지를, 저렴하고 맛있는 소고기 한 끼로 채워보시길 바란다.
영종도 골프 여행, 하루를 통째로 계획한다면
시간 여유가 있다면 클럽72CC와 하늘정육식당을 하루 코스로 묶어보는 것도 추천한다. 이른 아침 티오프로 라운드를 마치고, 점심 무렵 하늘정육식당에서 이른 저녁 삼아 든든하게 먹은 뒤, 시간이 남으면 근처 을왕리 해변까지 들러 바닷바람을 쐬고 오는 코스다. 인천공항이 가까운 만큼 지방에서 원정 오는 골퍼들에게도 접근성이 좋고, 공항 근처라 숙박 시설도 다양해서 1박 2일 골프 여행지로도 손색이 없다. 나 역시 다음번엔 아예 하루를 통째로 비우고 이 코스를 제대로 즐겨볼 생각이다.
영종도만의 매력, 골프와 바다를 한 번에
영종도 골프장들의 공통된 장점은 이것이다. 라운드를 마치고 조금만 이동하면 바다와 공항이라는 색다른 풍경을 함께 즐길 수 있다는 것. 육지 안쪽 골프장에서는 느낄 수 없는 개방감이 있고, 비행기가 이착륙하는 모습을 보며 치는 홀들도 은근히 낭만적이다. 라운드 후 노을 지는 해변에서 산책 한 번 하고, 근처 로컬 맛집에서 든든하게 마무리하는 코스라면, 굳이 멀리 지방까지 원정을 가지 않아도 충분히 특별한 하루가 완성된다.
'맛집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남서울CC 라운드 마치고, 용인 시장 골목 숨은 노포에서 닭볶음탕에 무릎 꿇은 날 (1) | 2026.08.24 |
|---|---|
| 이천 골프 라운드 후 막국수에 숯불고기까지, 평원막국수에서 여름 골프 마무리하는 법 (0) | 2026.08.21 |
| 이포CC 라운딩 후 1만 원에 무너진 날, 여주 진도가든 가정식백반 30년 노포 솔직 후기 (0) | 2026.08.07 |
| [곤지암맛집] 렉스필드cc 라운드후 발견한 9천 원의 행복, 향촌건업리묵집 도토리묵밥 (0) | 2026.07.16 |
| [여주맛집] 자유CC 라운딩 후 꼭 들러야 할 곳, 여주 만우정육점 김치전골의 정체 (0) | 2026.07.15 |